2018년에 면허를 땠습니다. 딱 그때 남친(지금 남편)이 "너 면허 따자"고 해서 준비했거든요. 그런데 정작 면허를 딴 후에 운전할 일이 없었습니다. 남편이 차를 가지고 있었고, 저는 그냥 탈 수만 있으면 되는 거였어요.
7년 동안 손도 안 댔습니다. 정말 한 번도 없었거든요. 처음에는 "곧 하겠지"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서워졌습니다. 사람들이 "어? 면허 있으면서 왜 못 운전해?" 라고 물어봤을 때 부끄러웠습니다. 심지어 2년 전부터는 남편이 독촉하기 시작했거든요.
결정적인 계기는 작년 10월쯤이었습니다. 남편이 새 차를 샀어요. 나이가 들었으니 좀 더 좋은 차를 타자는 거였는데, 제일 처음 하는 말이 "이제 너 운전할 차도 있으니 배워야 해"였습니다 ㅋㅋ 그때 정말 도망칠 수 없겠다 싶었습니다.
여성전문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업체가 있었습니다. 왜 여성전문일까 싶어서 알아보니, 여성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천천히 가르친다는 게 장점이더라고요. 실제로 리뷰들을 읽어보니 "긴장을 풀어줘요" "비판적이지 않으셔요" 이런 글들이 많았습니다. 가격은 대략 10시간에 45-34만원대였습니다.

전화상담 때 제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. "7년을 손도 안 댔습니다"라고요. 그랬더니 상담사분이 "오히려 좋아요. 잘못된 습관이 없으니까. 3일 집중 코스 추천합니다"라고 하셨습니다. 3일에 12시간 과정이었고, 가격은 34만원이었습니다. 내돈내산이지만 이건 피할 수 없는 투자라고 생각했어요.
1일차는 정말 떨렸습니다 ㅠㅠ 강사님(40대 초반 여성)이 차에 탔을 때 제일 먼저 한 말이 "편하게 앉아보세요. 우리 시간 가질 거니까 천천히 해요"였습니다. 그 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.
처음 30분은 집 근처 주택가에서만 돌았습니다. 기어 넣기, 핸들 돌리기 이런 기초부터 다시 배웠거든요. 강사님이 "7년 전이니까 다 잊으셔도 돼요. 저랑 천천히 기억 되살리는 거라고 생각하세요"라고 하셨는데, 그 말에 많이 편했습니다.
1시간 정도 지나니까 좀 감이 살아났습니다. 그다음부터는 고양시 신도시 도로로 나갔습니다. 신호가 많은 곳이라 자주 멈춰야 했는데, 오히려 그게 좋았어요. 천천히 연습할 수 있었거든요. 강사님이 차선을 바꿀 때마다 "우측 미러 먼저 보고, 백미러, 좌측 미러, 그다음 고개를 돌려서 사각지대 확인하세요"라고 짚어줬습니다.

1일차 마지막 1시간은 주차 연습이었습니다. 고양시 대형마트 지하에서 했는데, 처음에는 정말 안 됐습니다. 거리감을 못 잡아서 3번을 빼고 들어갔어요. 강사님은 "정상입니다. 처음이니까. 사이드미러 봐요. 저 흰 선까지 거리를 기억해두세요"라고 차근차근 알려주셨습니다.
2일차는 오후였습니다. 1일차 다음날이라 좀 덜 떨렸습니다. 강사님이 "어제는 기초였고, 오늘부턴 좀 더 실제 상황을 연습해봐요"라고 하셨습니다. 그날은 일산에서 고양시까지 먼 거리를 갔거든요.
2일차의 첫 번째 도전은 횡단보도 앞에서의 정지였습니다.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으면 먼저 멈춰야 하는데, 그 타이밍을 못 맞춰서 강사님이 "차를 멈춰요.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요"라고 했습니다. 3-4번 하다 보니 감이 왔습니다.
2일차 후반부에는 일산 호수공원 주변 도로를 돌았습니다. 그 주변 도로가 신도시보다 좀 더 복잡했거든요. 좌회전도 몇 번 했는데, 맞은편 차와의 타이밍이 항상 불안했습니다. 강사님이 "맞은편 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돌아가세요. 안 보이면 우리 안전"이라고 했을 때 웃음이 나왔습니다 ㅋㅋ

3일차 오전이 마지막이었습니다. 3일만 배웠다고 생각하기 싫었습니다 ㅠㅠ 마지막 시간에 뭘 할까 싶었는데, 강사님이 "실제로 당신이 자주 갈 길을 가봅시다"라고 하셨어요. 저는 마트를 자주 가니까 집에서 마트까지 하는 코스를 했습니다.
집에서 출발해서 신호등 5개를 거쳐 마트에 도착했습니다. 그 과정 중에 회전목마도 있었고, 우회전도 여러 번 했거든요. 마지막에 마트 주차장에 들어갔을 때, 강사님이 "이제 혼자 충분히 다니실 수 있어요"라고 하셨습니다.
연수 끝나고 3주가 지났습니다. 지금은 주2-3회 마트에 가고, 주1회 정도는 친구들을 만날 때 내가 운전합니다. 처음에는 긴장했지만, 이제는 라디오도 듣고 창밖도 봅니다. 남편도 "많이 달라졌네"라고 해줬어요.
34만원을 투자해서 7년의 공포에서 벗어났습니다. 이건 진짜 잘 쓴 돈이라고 생각합니다. 내돈내산이고 본인이 낸 돈이니까 더 소중하게 여겨지더라고요. 특히 7년처럼 오래 미루신 분들, 여성분들 누구에게나 강력하게 추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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